기사 작성일 : 2014년 9월 12일 금요일 오후 3시 54분

정의화 국회의장 특별 인터뷰, 「정치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월간 차세대리더] 2014년 9월 창간호

 

“국회 개혁은 정치개혁의 시발점이자 대한민국 개조의 원동력”

 

대담인터뷰 박승민 편집국장 (park83@sisareport.com)

정의화의장

<정의화 국회의장>

정의화 국회의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지역감정 해소와 영호남 지역화합을 위해 헌신해온 정치인이란 이미지다. 정 의장은 정치인이 되기 이전부터 영호남민간인협의회를 결성하여 동서화합을 실천해온 보기 드문 정치인이다. 그는 본인의 이름 ‘義和’ 「옮음(義)으로써 화합(和)하는 것」의 의미를 스스로 실행해 온 것처럼 보인다.

정의화 의장은 월간 ‘차세대 리더’ 창간호 특별 인터뷰에서 “국회의 개혁이 정치개혁의 시발점이고, 나아가 대한민국 개조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2001년 9.11테러 이전과 이후로 나누듯, 한국에서는 ‘4.16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대개론’이란 말이 무성하다. 국회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정 의장의 슬로건처럼 ‘상시 일하는 국회’가 된다면 국민의식 개혁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야당에서는 “정의화 국회의장을 존경한다”는 공식 논평을 내고 그의 ‘통합의 리더십’을 평가했다. 정 의장은 “국회의장으로서 지론은 야당을 51%, 여당을 49% 배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정 의장이 취임 후 추진하고 있는 열린 국회의 일환으로, 이제까지 국회 본청을 찾는 방문객들이 후문에서 받던 방문증을 7월 17일 제헌절부터는 국회 본청 앞문에서도 수령할 수 있게 했다. 그의 합리적인 사고를 나타내주는 대목이다.

정 의장은 지난 7월 17일 제헌절 경축사에서 “정치의 틀을 근원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승자 독식의 현행 선거제도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하는지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야 각 정당에 “선거제도 개혁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7.30재보선 이후 2016년 4월 총선까지 약 20개월은 전국 규모의 국정선거가 없어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골든타임’이라 불린다. 골든타임은 세월호 참사 때부터 우리의 귀에 익은 단어다. 이 천금 같은 시간을 놓쳐 많은 어린 학생들을 피워보지도 못하게 하고 보냈다. 19대 후반기 국회 임기 동안, 정의화 의장이 정치권에 주어진 골든타임 내에 국회개혁과 상정도 못하고 잠자고 있는 수많은 법안처리 등, 얼마나 국회호(號)를 구해낼지 정 의장의 정치력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다음은 정의화 국회의장과의 1문1답.

 

– 의장은 국회의원이 되기 오래 전부터 동서화합을 위해 진력해 올 것으로 알고 있다. 무슨 계기가 있었나? 동서화합을 위해 정치인과 영호남인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우리나라는 장기적으로 통일을 바라봐야 하는데, 그 통일의 전제조건이 바로 동서화합과 전국 균형발전이고, 이를 달성하는 게 제가 정치를 하는 목적 중 하나다. 조그마한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려있고, 동서가 간격이 있으며,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차별이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다. 전국적인 이 불균형을 치료하려면 무엇보다도 동서화합이 우선이다. 화합해서 동서가 함께 성장을 도모하면 대한민국의 국토는 균형 속에서 발전될 것이다. 오래 전부터 영호남 화합의 방안으로 전남 여수에서 경남 하동에 이르는 가칭 ‘섬진강시’ 건설을 주창해왔으며, 남해안 발전이 지역균형발전을 견인한다고 믿고 이를 위해 노력해왔다. 또, 통일 한국을 내다보며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국토비전을 담고 있어야 하는데, 영•호남이 화합 속에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남해안의 개발이야말로 바로 국토균형발전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선거제도 개혁이 동서화합의 화룡점정(畵龍點睛)

 

동서화합의 실질적 완성과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정치 제도적 관점에서 대변혁이 우선이며 중대선거구제를 비롯해 권역별 비례대표, 석패율 제도 등 선거제도 개혁이 동서화합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 생각한다. 정치권도 언제까지 정치적 셈법에 얽매여 국가발전이라는 대의를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영호남인 모두 더 이상 당 간판에 연연해 마시고, 능력과 품성을 갖춘 인재라면 대승적 차원에서 선택해 주셔야 할 것이다. 그런 열린 마음이 선거제도 개혁과 맞물려야 진정한 동서화합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국회개혁을 강하게 주장하는데, 개혁의 대상은?

국민들의 국회 신뢰도가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민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국론을 통합해야 할 정치가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국회의장으로서 참으로 송구스러움과 동시에 어깨가 무겁다. “영국 국민들은 불이 켜져 있는 템스강변의 국회의사당을 지켜보면서 편히 잠에 든다.”는 말이 있듯, 우리 국회도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회의 개혁이 정치개혁의 시발점이고 나아가 대한민국 개조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평소 강조해 왔던 상시국회는 ‘국회의 혁신’, ‘일하는 국회’의 상징이다. 1년 내내 국회의사당에 불이 켜져 있고, 국민과 소통하는 상시국회를 만들겠다. 더불어 청문회와 공청회, 상임위 소위원회 등을 개최하는 요일을 정해 예견이 가능한 국회를 만들고자 한다. 상시국회를 포함한 국회개혁과제 실천을 위해 의장 직속으로 ‘국회개혁자문위원회’를 설치하였고, 올해 정기국회 개회 전까지 그 결과를 국민들과 의원님들께 보고 드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그 사전작업으로 의장비서실에서 직접 ‘상시국회’ 및 ‘의사일정 요일제’ 등의 도입과 관련하여 모든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상시국회 및 의사일정 요일제가 국회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 긍정적인 답변이 77%로 의원들의 기대가 크고, 여야를 넘어 상시국회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제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 ‘남북 국회회담’ 준비는?

통일은 주어진 소명이자 원대한 국가발전 전략이며 통일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조그마한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려있고, 동서마저 간극이 있으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 한반도의 통일은 남북한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소해 주는 열쇠라 믿고 있으며, 남북 주민뿐만 아니라 주변국 국민들에게도 새로운 정치․경제적 자유와 번영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평화와 지역안정에도 기여함으로서 인류사의 진보에도 크게 공헌하게 될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도 남북국회회담의 개최를 위해 예비접촉과 준비접촉이 1985년과 1988~90년에 이루어졌으며, 19대 국회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 산하에도 남북국회회담 소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한 바 있다. 하지만 의제 선정문제를 놓고 남북이 합의하지 못함으로써 본회담이 결렬된 경험이 있다.

 

남북 국회회담 의제를 경제·문화·보건의료 분야 등
소프트한 것부터 유연하게 접근할 계획

 

국회회담 의제를 경제·문화·보건의료 분야 등 어려운 것 보다 쉬운 것부터, 딱딱한 것보다 소프트한 것부터 유연하게 접근할 계획이다. 꽉 막힌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행정부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하기 어려운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면, 비정치적인 분야의 의제에 대하여 국회에서 물꼬를 트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은 어떻겠는가 하는 제안을 정부에 하고 싶다. 남북 국회회담의 실현이 남북통일로 성큼 이어질 것이라는 조급한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 남북대화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본격적인 작업은 행정부가 수행한다면, 국회와 행정부의 아름다운 2인 3각의 사례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소통’이라는 말이 자주 지적된다. 대통령과의 소통은?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것이다. 대통령은 경호상의 문제, 일정상의 문제 등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국회라는 공론의 장에 모인 의견을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것도 국회의장의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한다. 국회의장이 전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대통령이 화답하는 모습을 볼 때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한층 높아질 것이고 국회도 공론의 장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국민을 위하는 편에서 대통령과의 소통을 넓혀 나갈 생각이다.

 

– 개헌에 대해 역설했는데.

 개헌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줄이고, 책임있는 국정 운영을 위해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개헌 논의는 권력구조 문제와 일반적인 문제로 나누어 접근할 필요가 있다. 사회. 문화. 교육 등 일반적인 부분의 개헌은 바로 추진하더라도 당사자의 이해관계가 달린 권력구조에 대한 개헌은 ‘차차기 대선’인 20대 대선부터 적용하는 것을 전제로 논의하는 것이 옳다.

개헌은 다른 정치 이슈와 비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여야는 선거결과에 따라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전제로 역지사지(易地思之)해야 한다. 당장의 이익에 집착해 개악하면 국가적 불행이 될 수 있다. ‘87년 체제’의 구각(舊殼)을 허무는 데 여야 정치권 뿐 아니라 국민적 동의를 얻는 것이 중요한 만큼 시간을 두고 논의하는 것이 옳다.

 

 – 국회의장 경선 때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국회선진화법은 국회 ‘마비법’이라고 부를 수 있다. 선진화법이 제정된 과정을 살펴보면 잘 아시겠지만, 제헌의회 이후 국회운영의 틀이 바뀌는 그 엄청난 법(민주주의 기본원칙인 다수결에서 재적의원 60%라는 초다수결 원칙)이 총선을 앞두고 개정논의를 했으며, 국민의 뜻을 수렴할 수 있는 공청회가 한 번도 열리지 않고 만들어졌다. 선진화법 국회 처리 당시, 이 법이 불러올지 모를 식물국회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뒤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반대한 적이 있었고, 그러한 우려가 현실이 된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그런데, 법을 고치려고 해도 재적의원 60%의 동의가 필요해 고치기가 어려우므로 결국 언론이나 국민의 여론을 이용하여 ‘소셜 프레스’를 가해야 하는데, 국회법을 무시할 수도, 국회법을 무작정 따를 수도 없는 현실에 국회의장으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국민들의 압력을 못 이겨 각 당이 당리당략을 떠나서 다음 선거에서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도록 유도하는 것이 국회의장으로서 할 일이다. 다만, 국회선진화법이 개정되기만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으므로, 여야 간 문제가 생겼을 때는 ‘국회원로회의체’를 통하여 중재안을 마련해 내 원내대표단에게 전달함으로써 일하는 국회로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인사청문회 때마다 반복되는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으로 국민들께서 정부와 국회를 점점 신뢰하지 못하는 것 같아 우려가 크다.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려면 우선 청와대의 검증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사전 검증시스템을 개선하지 않고는 반복되는 인사 난맥상을 면하기 어렵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공직후보자의 검증은 인사청문제도 본연의 취지와 목표를 살려 철저하고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다만, 현재의 인사청문회가 ‘도덕성 검증’을 넘어 지나치게 ‘신상털기’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은 분명 문제가 있다.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자질에 대해서는 엄정히 평가하고 검증하되 후보자와 후보자 가족의 인권은 보호할 필요가 있다.

 

청문회, 신상문제는 비공개로, 업무능력과 정책과 비전은
공개적으로  ‘투 트랙(two track) 검증’ 방식 필요

 

인사청문회 제도의 개선에 대하여 국회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 공직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무엇보다 정책 방향을 검증·토론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저는 오래 전부터 미국식 청문회를 벤치마킹해 신상문제는 비공개로, 업무능력과 정책과 비전은 공개적으로 따지도록 ‘투 트랙(two track) 검증’ 방식을 도입하자고 주장해 왔다. 신상문제를 공개하게 되면 정책을 검증하기 전에 후보자의 재산 관련 의혹이나 병역 문제 등 도덕성 부분에만 함몰되는 경향이 있다. 뉘우치는 조그만 죄는 관용도 필요하며 인물과 능력이 된다면 그 사람이 돌이켜 다시 일할 수 있는 마땅한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역사에 남을 인물들이 더 나오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도덕성 검증의 수위를 낮춰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국은 철저한 사전 검증을 통과해야만 공직 후보자로 지명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00년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드러난 문제점을 시정해 청문회를 정상화하려면 ‘사전 검증→후보자 지명→국회 신상 검증→공개 정책 청문’ 수순으로 가야 할 것이다.


 – 세월호 참사에서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인가.

제가 지난 18대 국회(2008년)부터 특강을 다니면서 “이 시대의 예(禮)가 무너지고 있다. 경제적 풍요와 함께 물질만능시대로 인해 이미 예는 사어(死語)가 되었다. 홍익정신, 공동체정신 등 우리의 전통적 가치, 정신적 가치를 다시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또 ‘국민정신 되살리기 운동’을 제안해 왔다. 이번 세월호 참사의 원인도 물질적 가치관의 만연, 인명 경시 풍조, 무사 안일주의, 민관의 부정한 유착 등의 총체적 집합이라 할 수 있으며, 세월호 참사 이후의 대한민국은 분명 바뀌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국회가 국가적인 위기를 극복하는 기틀을 잡아주고, 정부가 잘 실천할 수 있도록 받쳐주어야 한다. 국민정신운동의 부활을 위해 국회가 뜻있는 국민들과 앞장 설 것이다. 충(忠), 효(孝), 인의예지(仁義禮智) 정신을 바탕으로 한 새 정신 운동을 국회에서부터 실천해 나갈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무사 안일주의,  민관의 부정한 유착 등의 총체적 집합,
세월호 참사 이후의 대한민국은 분명 바뀌어야

  

또, 지난 5월 26일 새누리당 국회의원 신분으로는 마지막으로 ‘인성교육진흥법’을 여야 의원 101명과 대표발의 했다. 지난해 2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물질주의와 이기주의로 인해 예(禮)가 무너지고 각종 사회 병리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을 인성교육 강화를 통해서 바로잡아보자 하는 뜻’으로 국회 인성교육실천포럼을 창립해 여야 의원 40여명과 활동해왔는데, 이 법안은 지난해 1년 동안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인성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 인성에 있어 가장 기본은 효(孝)라고 생각한다. 나라에 대한 효(孝가) 충(忠)이므로 효(孝)만 서면 충(忠)이 설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 ‘충・효・인의예지’의 가치관을 갖고 정의화 국회의장_축하메시지더불어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제가 포은 정몽주 선생의 20대손인데, 포은 정몽주 선생의 ‘대책문’에서 ‘인으로써 근본을 삼고 예로서 중심을 삼아 천하의 사람들로 하여금 몸에 젖어들고 뼛속에 스며들게 하는’ 사회를 이상 사회로 꼽으셨다. ‘예(禮)’의 정신을 사회 질서의 버팀목으로 삼는 것은 아주 중요한 가치이다.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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