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일 : 2015년 3월 30일 월요일 오전 8시 56분
국제경제 | 기사작성 kjh69

올 국제경제 최고 변수는 「금리인상·국제유가」 – 신흥국·산유국 수출 위협

강달러로 신흥국 위기 발생하면 수출 40% 위태
가능성 낮지만 산유국 경기침체·미 금리인상 겹치면 충격 가중

 

[시사리포트=최유석 기자]  전체 수출의 부진 속에 신흥국과 산유국에 대한 수출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더 악화할 수 있다.

올해 중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와 신흥국에서의 자본 유출을 유발해 경제 체력이 취약한 신흥국들에 위기를 가져 올 수 있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40% 이상을 차지하는 신흥국에 대한 수출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산유국 경기에 영향을 미칠 국제유가는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다시 급락할 수 있어 산유국에 대한 수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신흥국 수출 빠른 감소세…위기 발생하면 추락 가속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성명에서 ‘인내심’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의 길을 열었다.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연내와 내년이라는 전망이 혼재하지만 연내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관측된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최근 한 강연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달러 강세 현상이 심화되고 신흥국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1997년에 발생한 아시아의 외환위기도 달러 강세에서 촉발됐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신흥국에 유입됐던 달러가 이탈할 수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만 한 것으로도 신흥국에서 자금의 대탈출이 이뤄졌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이후 신흥국으로 유입된 달러 자금은 상당해 자금 이탈에 따른 충격이 커질 수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09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신흥국의 달러 부채는 이전 기간보다 50% 정도 늘어났다.

신흥국 위기가 대외건전성이 좋은 한국으로 전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지만 한국의 수출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신흥국 위기는 신흥국의 경기를 침체시켜 수입 수요를 줄인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출 중 신흥국의 비중은 43.9%에 달한다. 달러 강세로 신흥국 경제가 어려워지면 한국 수출의 40% 이상을 온전하게 지키기 어렵다는 의미다.

신흥국에 대한 수출은 전체 수출이 2.3% 늘었던 지난해에 0.4% 증가하는 데 그쳤고 올해 1∼2월 감소폭은 6.2%로 전체 수출 감소율 2.1%의 3배에 가까웠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외환보유액이 외채보다 적으면서 경상수지가 적자이거나 수출이 줄어드는 나라들이 미국 금리인상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걸 감당 못해 외환위기가 발생하면 한국의 수출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우려가 내년 초에 현실화될 수 있고, 현재도 수출에 반영되고 있다”면서 “산유국과 신흥국 위기 등이 겹쳐 지난해 2%대였던 수출 증가율을 올해는 1%대에서 방어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산유국 위기까지 겹치면 수출에 부정적 영향 가중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한국 수출의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다.

유가 하락으로 산유국에 대한 수출은 감소할 수 있지만 저유가로 비(非) 산유국 경기는 좋아져 산유국을 제외한 수출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전체 수출 중 산유국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8.5%다.

다행히 지난 1월 중순 배럴당 40달러대 초·중반까지 폭락했던 국제유가도 배럴당 50달러대에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중동의 불안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국제유가의 급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단기적으로 급변동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면서 “유가가 하반기에 조금 올라갈 여지는 있지만 저유가 기조는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산유국의 금융위기가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위기와 겹치면 한국 수출의 충격은 더 커진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국책연구소들은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유가하락에 따른 일부 산유국의 금융위기가 신흥국으로 확대되면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약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들은 금융위기에 따른 일부 산유국 및 신흥국의 경기침체는 세계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키고 이런 요인은 주로 수출 경로를 통해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 정부, 수출선 다변화·신흥국 경제협력 로드맵 마련

정부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신흥국 위기 우려, 저유가에 따른 산유국 불안감 등으로 수출이 감소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을 찾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 신흥국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과 한국 경제가 받을 영향, 국제유가 움직임 등을 분석하고 있다.

산유국이나 신흥국에 대한 수출이 전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수출선 다변화와 경기 호조 국가에 대한 마케팅 강화 등의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라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신흥국 경제협력 로드맵도 마련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국제유가 등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으며 필요한 대책도 찾고 있다”면서 “국제유가 하락은 긍정적인 영향이 많아서 크게 우려할 변수는 아니다”고 말했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중소 수출기업을 위한 환율 대책을 마련하고 유가 하락으로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 중인 중동 진출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결정에 따른 아시아 인프라사업 참여 확대 등 수출 부진을 만회할 기회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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