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일 : 2016년 2월 04일 목요일 오전 10시 00분

신간 소개 『운명은 현해탄을 건너서』

 

– 한 재일교포 여성의 위대한 자서전 –

1936년, 열 살의 어린 나이에 무작정 건너갔던 현해탄 !

 

열 살의 어린 소녀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낯선 일본 땅을 찾아 현해탄을 건넜다. 1926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박옥희 씨(90세)다.

전후의 빈곤과 차별을 견디며 일본사회에서 네 형제를 훌륭하게 키운 한 재일교포 여성의 평범하면서도 위대한 자서전, 『운명은 현해탄을 건너서』  (도서출판 작가들, 강성구 옮김)가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의 일본판 제목은 『生死海を尽くさん』이며 저자는 박옥희 씨이다.

저자 박옥희 씨는 가혹한 시련을 이겨내며 그곳에서 삶을 위해 일본 땅 방방곡곡을 헤매 다녔다. 빈곤과 차별, 전시체제하의 공습의 공포 속에서 시부모를 모시며, 그녀는 네 아들을 훌륭하게 성장시켰다.

그녀는 일본에서도 많은 교육은 받지 못했지만 어린 시절 고향에서 부모님의 유교 영향을 받아 자신의 인생관과 가치관은 분명했다.

그녀는 일본사회에서 죠센진이란 냉대를 받기도 했지만 마음 따뜻한 일본인도 많았다고 했다. 박옥희 씨는 자신의 몫에 대해서는 일본 책임자를 찾아가 당당하게 주장해 관철시키는 똑 부러진 아줌마였다. 그러면서 그녀는 인간의 도리는 다한 것 같다.

이 책에는 재일 80년간 그녀는 몸은 일본에 있지만, 시어머니와의 고부관계 시동생들과의 관계 등 치열하고도 굴곡진 삶이 깨알같이 기록되어있다. 한 개인의 인생과 가족의 생활이 그림을 보듯 그려져 있지만 또한 재일동포들의 삶이 어떠했는가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재일한국인 여성의 평범하면서도 위대한 기록이지만, 당시 피지배국가로서 한국 현대사의 한 부분도 읽을 수 있다.

 

운명은 현해탄 - 표지

 

저자의 프롤로그를 보면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은 프롤로그 일부이다.

<그런 한편으로 나는 그 동안 내가 살아왔던 80여 년의 삶을 찬찬히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1936년, 멋모르고 현해탄을 건넜던 십 세의 어린 소녀 이름은 박옥희, 일본에서는 ‘타마짱’이라고 불렸습니다.

그 조그만 조선의 소녀가 어떤 운명을 타고 났는지는 나는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어린 소녀가 불현듯 현해탄을 건너서 살아가야 했던 80여 년의 삶을 잔잔히 되돌아보면서, 잡초를 뽑는 심정으로 인생을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조선에서 어린 나를 데리고 일본에 온 어머니는 얼마 지나지 않아 어린 나를 남겨두고 조국으로 돌아가셔서, 이후로 다시는 만나지 못한 채 80년의 생애를 마치셨습니다. 일본 동북지방 아오모리(青森)에서 제2차 세계대전 전후 10년간 빈곤기를 같이 생활했던 시어머니는 57살의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습니다.

이 두 분이 저 세상에서 나를 위해 아들들에게 좋은 며느리를 점찍어 주셨습니다. 나의 지금의 행복은 어머니와 시어머니가 보내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옥희여사 근황<저자 박옥희 여사>

 

2016년 올해 나는 만 90살이 되었습니다. 원래 청소나 잡초 뽑기를 힘든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만, 이젠 나이가 들어 더운 날씨에 장시간 잡초를 뽑는 일은 힘들어집니다.

그러나 나는 이 일을 내 생이 끝나는 날까지 계속할 생각입니다. 나를 태어나게 해준 조선과 나와 이이들을 먹고 살게 해준 일본, 두 나라 사이에서 갖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래도 삶은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죽는 그날까지 잡초를 뽑으면서 살아가렵니다.>

 

박옥희 일본판 1

 

*저자 박옥희(朴玉姬)

1926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먼저 도일한 오빠를 따라 1936년 10세의 나이로 어머니와 현해탄을 건너 도일했다. 이후 도쿄, 쓰쿠바, 아오모리 등을 전전하면서 생활하다 1941년 조선인과 결혼해 태평양전쟁과 전후의 궁핍기를 이겨내며 4형제를 훌륭하게 키워냈다. 현재는 이바라키현 오미다마시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

 

박승민 기자(park83@sis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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