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일 : 2017년 6월 01일 목요일 오전 1시 31분

사드 발사대 반입 보고 누락을 둘러싼 문제의 본질

 

청와대가 이미 배치한 주한미군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2기 이외에 추가 반입한 4기에 대한 보고를 국방부가 고의적으로 누락했다고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지금의 행정부의 형태가 어쩔 수 없이 전 정권의 장관들과 함께하는 오월동주(吳越同舟)와 같은 상황인데다, 전 정권에서 신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사드를 배치하려 했다는 의도가 있었다 해도, 사드 추가 반입 현황에 대해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 국방부와 전(前) 국가안보실은 분명히 문제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안보 국방분야 참모들이 이 사실을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면, 그것 또한 쓴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지난달 26일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했을 때, 일부 TV에서 (당일 배치한 발사대 2기 이외에) 4기의 발사대로 보이는 차량이 부산에서 출발해 대구로 향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런 보도 사실을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의 안보 담당 참모들은 한 사람도 모르고 있었을까? 알고 있으면서도 문 후보에게 보고를 하지 않았을까? 이런 사실을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까지 모르고 있으니까, 국방부장관과 전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로 들어와 조사를 받으라고 하는 것 같다.

사드 배치 문제는 대통령선거 전후는 물론 현재도 동북아를 둘러싼 가장 뜨거운 이슈다. 한국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몇 조원을 손해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드 운용비용으로 한국이 10억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어거지를 부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두고 청와대 안보라인으로부터 최근까지 보고조차 받지 못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달 26일 사드 발사대 2기 배치로 시끄러웠을 당시, 문재인 후보는 이미 나머지 발사대 4대의 반입이 이루어졌는지에 관한 보고를 받았어야 했고, 그 때 국방부 등에 사실확인을 했었어야 하는 게 당연한 순서이다.

지금에 와서 이런 문제 제기는 ‘행차 뒤에 나팔’도 1개월도 더 지난 뒤의 얘기가 된다. 오히려 쉬쉬해야 할 일이지 않을까. 물론 이달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의 수를 계산한 차원의 문제제기 라는 추측성 분석도 나오지만 말이다.

사드가 배치된 4월 26일 마침, 당시 문재인 후보는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 천군만마(千軍輓馬)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이 있었다. 기자회견 주요 내용을 부분적으로 발췌해보면 다음과 같다.

<이제 우리 민주당에 국방안보 역대 최강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제 안보 최고당 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창당 이래 이렇게 많은 장군과 국방안보 전문가들이 지지를 선언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천군만마’라는 말은 원래 압도적인 군사력을 뜻하는 말이었고, 요즘은 흔히 든든하다. 라는 심정을 표현하는 그런 사자성어인데 오늘 천명이 넘는 백전노장들이 함께 해 주신다니 우리 민주당의 압도적인 안보역량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래서 정말 든든합니다.

우리 국방안보전문그룹이 새로운 국방 새로운 안보를 제시해 주시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여러분께서 모아주신 지혜로 제가 국민들에게 안심을 또 든든한 안보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래서 국방안보단에 당부 드립니다. ‘국방안보위원회’는 장교그룹부터 영관 및 위관, 병장전우회, 여군, 국정원, 경찰, 상이군경회, 민간전문가 등 안보분야 각계각층의 다양한 그룹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문재인후보 천군만마 1000인 지지 국회 앞 20170426131014문재인 대통령 후보, 천군만마(千軍輓馬)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

 

인용문이 좀 길지만 위 내용을 보면, 이렇게 많은  ‘국방안보위원회’의 국방안보단이 있는데도, 누구 한 사람도, 사드 발사대 2기 이외에 도 4대가 이미 들어온 것 같은데, 확인이 필요하다고 문재인 후보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문 대통령이 이런 아주 기본(기초)적인 보고 체계도 갖춰지지 않는 시스템으로 어떻게  ‘국민들이 안심하는 든든한 안보’를 보여줄 수 있겠는가. 대선 기간 중이어서 보여주기 위한 세력 과시 측면은 이해한다 할지라도, 측근의 안보 참모 중에서도 이런 중요한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면, 또는 그런 보도를 보면서도 보고하지 않았다면, 사안의 중대성에 대한 감각(인식)에서 큰 문제이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의 공식 안보 참모 라인 외에 별도로 어드바이스를 들을 수 있는 안보분야의 키친 캐비닛 (대통령의 식사에 초청받아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격의 없는 지인들)이 꼭 필요할 것 같다. 신임 국가안보실장은 국방안보 분야 출신도 아닌데다 지금의 안보 참모진으로는 왠지 불안하다. 안보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취임 초기,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신선한 국정스타일에 인사 문제 등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보란 듯이 매주 탄도미사일을 쏘아대는 북한의 위협 앞에서, 안보 시스템에 큰 구멍이 반복된다면 국정지지율은 한 순간에 추락할 수도 있다. 지지율이란 건 마약 같기도 하고 신기루 같기도 한 것이어서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박승민 편집장 (park83@sis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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