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일 : 2018년 4월 03일 화요일 오전 9시 54분
사회 | 기사작성 kjh69

한강 물 끌어와 금강 ‘가뭄’ 막는다

 

한강 충주댐∼금강 초평저수지 32㎞ 관로 연결해 물 공급
해남 금호호 물 바다 건너 진도에 공급하는 사업도 추진

 

[시사리포트=이준우 기자]  지난해 5∼6월 충북 진천의 초평저수지는 저수율이 20%까지 떨어지면서 곳곳이 거북등처럼 갈라졌다.

지난해 5월 가뭄으로 바짝 마른 초평저수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5월 가뭄으로 바짝 마른 초평저수지

평소 물 위에 떠 있던 낚시용 좌대는 땅 위에 올라 앉은 형상을 하고 있었고, 물이 빠진 바닥 곳곳에는 풀만 무성해 저수지라고 볼 수 없는 지경이었다.

충북 최대 규모의 저수량을 자랑하는 초평저수지가 가뭄으로 몸살을 겪으면서 이 저수지에서 농업용수를 공급받던 청주 옥산, 오창, 오송지역은 농사를 짓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문제는 대책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비가 내리길 바라며 하늘만 쳐다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가뭄이 반복될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해 충북도와 한국농어촌공사는 수량이 풍부한 충주댐 인근의 물을 끌어오자는 다소 파격적인 가뭄 대책을 구상했다.

충주댐 [연합뉴스 자료사진]

충주댐

 

충주댐 인근에서 음성군 용계저수지, 삼용보 등을 거쳐 초평저수지로 이어지는 32㎞ 도수 관로를 설치한 뒤 농업용수 수요가 적은 11∼12월에 충주댐 인근의 물을 퍼 올려 초평저수지에 공급해 영농철에 사용하자는 것이다.

충북 중북부 수계광역화로 명명된 이 사업과 관련, 정부가 올해 기본조사를 위한 예산을 편성했다. 이 조사에서 경제성 등이 인정되면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된다.

이 사업이 관심을 끄는 것은 수계를 달리한다는 점이다.

초평저수지를 포함한 충북 중남부지역은 금강의 줄기이고, 충주댐 인근을 비롯한 충북 북부지역은 한강의 지류다. 결국, 이 사업은 한강의 물로 금강 수계의 가뭄을 막는 셈이 된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아전인수(我田引水)라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수계를 달리해 물을 공급하는 것이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효율적인 물 관리라는 측면에서 수계광역화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뭄에 시달리는 보령댐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뭄에 시달리는 보령댐

 

수계를 넘어 상습 가뭄 지역의 물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은 다른 지역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는 전남 해남군 금호호의 물을 진도군 군내호로 공급하는 수계연결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영산강 수계인 금호호의 물이 바다 건너 진도까지 공급된다.

지난해 7월에는 농업용수 관로를 통해 금호호에서 진도군 일부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 2016년에는 충남 백제보 하류와 보령댐을 연결하는 도수로가 건설됐다. 2015년 극심한 가뭄으로 보령댐의 저수율이 20%대로 떨어져 추진된 것이다.

이 사업으로 지난해 저수율이 13%대까지 내려간 보령댐은 백제보의 물을 공급받아 생활·공업용수를 공급, 급한 불을 껐다.

식수확보 대책마련 설명하는 이병선 속초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식수확보 대책마련 설명하는 이병선 속초시장

물 확보를 위해 지역 간 갈등을 겪는 사례도 있다.

지난 2월 혹독한 가뭄으로 제한 급수를 하던 속초시는 임시 관로를 설치해 양양군과 고성군으로부터 물을 공급받아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그러나 속초시가 지난달 고성군 원암저수지의 물을 끌어와 농업용수와 식수로 사용한다는 중·장기 물 확보 대책을 발표하자 고성군 사회단체 대표들은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라며 속초시를 항의 방문 등 반발했다.

결국, 속초시장이 사과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이해관계가 얽힐 경우 언제라도 다시 충돌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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