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일 : 2019년 1월 24일 목요일 오후 1시 00분
북한 | 기사작성 kjh69

北, 협력·적대청산 대남기조로 – 교류·軍신뢰구축 속도 내나

 

공허했던 과거 호소문과 비교해 ‘구체적’ 눈길
北 “외부 교활한 책동에 각성”…南압박 강화 우려도

북한 정부·정당·단체연합회의 개최

북한 정부, 정당, 단체연합회의가 23일 북한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2019.1.24

[시사리포트=서도협 기자]  북한이 남북 협력과 적대관계 청산을 올해 대남기조로 내세우면서 남북 간 교류협력과 군사적 신뢰구축 사업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북한은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이행하기 위한 정부·정당·단체 연합회의를 열어 대남 호소문을 발표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4일 일제히 보도했다.

북한이 매년 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이후 정부·정당·단체 연합회의를 개최한 뒤 채택하는 호소문에는 한해의 대남정책 기조와 방향, 실천조치 등이 담겨있다.

올해 호소문 가운데는 특히 “북과 남은 첫걸음을 뗀 북남협력과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여 서로의 이해와 신뢰를 두터이 해나가며 그 과정을 통해 민족의 화해와 단결을 적극 추동해나가자”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다양한 분야의 대화와 교류협력을 활성화해 남북 간 상호 신뢰와 이해를 증진하겠다’는 남한 정부의 남북관계발전 기본계획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남북 정상이 3차례나 만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한 수시 협의 토대가 마련되는 등 새로운 단계로 접어든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남북이 관계 발전의 실천조치와 방향에는 사실상 합치된 모습을 보이면서 교류협력의 문이 활짝 열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공동 개최,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공동개최 등 남북 간 교류·협력 사업에 한층 탄력이 붙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조만간 추진될 것으로 점쳐진다.

또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전제조건과 대가 없는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용의를 나타낸 만큼 남북은 양측간 경협의 대표 격인 두 사업의 재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조건 없고 대가 없는 재개 의지를 매우 환영한다”며 “이로써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의 재개를 위해 북한과 사이에 풀어야 할 과제는 해결된 셈”이라고 화답했다.

호소문에서는 “4.27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발표 1주년을 비롯한 민족공동의 의의 깊은 날들을 성대히 기념하자”고 말한 점으로 미뤄 남북 간에 관련 행사 개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례적으로 소파에 앉아 신년사 발표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는 1일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발표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올해는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2019.1.1

호소문은 아울러 군사 분야와 관련해 “북남 사이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근원적으로 청산하고 조선반도를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주장해 남북의 군사적 긴장 완화조치가 속도감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작년 남북 간 9·19 군사합의에 따라 이뤄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GP)는 시범 철수 등이 먼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작년 12월 국방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2019년 국방업무계획’을 보고하고 올해에도 9·19 남북군사합의를 적극적으로 이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 대북제재가 완화되거나 해제되지 않는다면 쇠붙이 하나 반입하는 게 여의치 않을 정도로 촘촘한 제재의 그물망은 두고두고 남북교류와 군사적 긴장 완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남북교류 (CG)

이런 점에서 호소문이 “북남 사이에 불신과 이간을 조장하려는 외부의 교활한 책동에 각성을 높이고 북남관계를 저들의 구미와 이익에 종속시키려는 불순한 기도를 단호히 짓부숴버리자”고 말한 점은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남쪽 정부에 대한 제재 준수 요구를 ‘교활한 책동’으로 규정하면서 남한 정부에 눈치를 보지 말고 북한의 대남 구호인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라고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호소문에는 남측이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주문이 담겨있다”며 “그러나 제재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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